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방금 엉금 기어서
덩굴 속 앙금 조금 머금은
작은 잡음
바른 나른함과는
다른 차분함을
다루는 연금사를 사실 몰래 알아 두었네
흰 모래눈 속 노래 담은 그 눈의 속눈썹에
언 깃털이 살짝 걸텄다가 못 버텨 떨어지고
비튼 마른 너털웃음으로 들렀다가 곧바로 멀어지고
오늘 하늘엔 신기한 것이 좀 지나갔나 되짚어봐도
늘 같았던 마음으론
새로운 것도 새로울 것도 새로웠던 것도
찾지 못하더라
그래도 언제든 다시 시작할 수 있단다
없었던 것으로 하고 다시
읽고 입고 일어나고 잃어볼 것